UN실무그룹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너무 오래 기다려”

UN실무그룹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너무 오래 기다려”

입력 2016-06-01 14:22
수정 2016-06-0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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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영향 미치는 모든 곳에 책임도 있다”

유엔(UN)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은 1일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을 두고 “피해자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았나 하는 인상”이라며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실무그룹은 ‘유엔 기업과 인권에 관한 지도원칙’에 따른 인권과 관련한 의무와 책임을 어떻게 이행하는지 점검하고자 지난달 23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방한했다.

실무그룹의 마이클 아도 위원은 “피해자 대표와 관련 업체 경영진, 환경부와 모두 대화했다”며 “피해자 리스트를 파악하고 환경부·업체와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어 진전을 이뤄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다국적기업이 관련된 사안이므로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개입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유엔의 모든 조치는 기밀에 부쳐져서 답변하기가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실무그룹은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한 기업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아도 위원은 “여러 업체를 만난 결과 제품 공급망과 관련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현재 많은 기업이 1차 하청업체까지만 책임을 지고 있지만 기업의 영향이 미치는 모든 단계에 책임이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무그룹은 보고서 초안에서 현대중공업의 사례를 들어 “하청업체 직원들의 80%가 생산직으로, 이들은 안전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다”면서 “산업재해 위험이 큰 기업들은 하도급직원의 안전 조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대자동차가 협력업체인 유성기업 노동자와 노조 설립 문제로 갈등하는 것을 두고서도 “현대자동차의 반응은 기업의 영향이 미치는 공급망의 인권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유엔의 원칙과 국제 노동기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실무그룹은 실사 결과 불법 이주노동자가 인권침해를 당할 확률이 크다는 점과 함께 기업의 고위층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밝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실무그룹은 그러나 “실사를 했던 기관들이 인권 문제에 대한 의지가 분명했고 이 부분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을 느꼈다”며 “기관 간에 격차도 확인한 만큼 정부 부처가 긴밀하게 협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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