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장기화하면 어업피해 눈덩이…조기 타결해야”

“협상 장기화하면 어업피해 눈덩이…조기 타결해야”

입력 2016-06-30 13:51
수정 2016-06-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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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어업협정 결렬에 어민들 한숨…갈치·고등어 잡이 피해 커

한·일 어업협정이 결렬돼 당장 내달 1일부터 우리 측 어선이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조업할 수 없게 돼 어민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어민들은 정부 간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꼈지만,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날 것으로 걱정하면서 조기 타결을 바랐다.

어업협상 결렬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곳은 연승어업과 대형선망수협이 대표적이다.

연승어업은 줄 하나에 여러 개의 낚싯바늘을 달아 주로 갈치를 잡는다.

부산근해연승협회는 어업협상 결렬로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EEZ 내 조업비중이 100%에 가깝기 때문이다.

주로 붕장어와 가자미 등을 잡는데, 1년에 2개월 정도 서해에서 대구를 잡는 것 빼곤 일본 EEZ 내에서 조업한다.

당장 어선 10척이 일본 EEZ 내에서 조업하다가 철수했다.

지난해 맺은 어업협상이 30일까지만 유효하므로 내일부터는 손 놓고 놀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부산근해연승업회 측은 “일본 측에서 조업조건을 두고 문제를 제기해 협상이 늦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휴가 보냈던 외국인 선원들을 복귀시키는 등 조업준비를 다 끝냈는데 조업을 할 수 없게 돼 당장 피해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EEZ 내에서 갈치를 주로 잡는 제주근해연승협회도 침울한 분위기다.

우리 측은 현재 2천150t인 갈치 할당량을 5천t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일본 측은 거꾸로 입어 어선 수를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며 맞서고 있다.

일본 EEZ 내에서 조업하던 갈치 어선 132척 중 113척이 철수했고 나머지 19척도 30일 자정 전 철수할 예정이다.

제주에서 갈치잡이를 하는 현성택(54)씨는 “요새 일본 측 EEZ 내에서만 갈치가 많이 낚이고 있어 이번 협상 결렬로 큰 손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상문 제주도어선주협회장은 “30일 자정 전 일본 측 EEZ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나포될 수 있어 어선들이 모두 철수하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성어기가 아니지만, 협상이 장기화하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등어를 주로 잡는 대형선망수협도 울상이다. 고등어가 회유성 어종이라 일본 EEZ 내에서 조업하는 비중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출어해 주로 제주에서 조업하는 데 어황이 좋지 않아 일본 측 EEZ 내에서 조업이 금지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어업협상 결렬로 피해를 보게 된 어업인들은 협상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다음 달 중순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해수부를 항의 방문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 어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길어지면 어업인들이 직접 피해를 보게 되고, 어획량 감소에 따라 어가가 높아져 소비자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며 “협상이 우리 측에 유리한 조건으로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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