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성혐오 패치 피해 경찰이 고소 묵살”

[단독] “여성혐오 패치 피해 경찰이 고소 묵살”

심현희 기자
입력 2016-08-31 23:18
수정 2016-09-02 10:0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메갈패치’ 등 고소인 SNS 주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개인 신상을 폭로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계정 소유자들이 최근 검거된 가운데 경찰이 이에 앞서 인스타그램의 유사한 ‘여성혐오’(여혐) 계정 피해자의 고소를 묵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인스타그램의 여혐 패치인 ‘메갈패치’, ‘워마드패치’, ‘워마드패치2’로부터 피해를 입은 A씨에 따르면 지난 7월 6일 자신의 사진과 신상 정보가 담긴 게시글을 올린 이들 패치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 등이 피해자 16명을 대표해 서울의 한 경찰서에 사이버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지난 8월 11일 경찰로부터 “해당 게시글들은 모두 허위 사실 유포 및 모욕죄에 성립되지만 인스타그램이 해외 서버가 기반이어서 고소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경찰은 “추후 인스타그램에서 정보 제공을 한다면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뒤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A씨는 지난 29일 경찰이 강남패치, 한남패치 계정 소유자를 검거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한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에 “메갈패치 등의 고소를 기각한 경찰이 한남패치 고소장은 접수되자마자 바로 수사에 착수한 것이 이해가 안 간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의 글이 각종 사이트로 퍼져 나가면서 누리꾼들은 “경찰이 꼭 남성혐오(남혐)와 여혐에 대해 이중 잣대로 선택 수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담당 경찰은 “해외 계정이라 수사가 어렵다고 설명해 준 것뿐이다. 정식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아 해결된 줄 알고 사건을 종결시켰다”고 해명했다. A씨는 “담당 수사관이 전화를 해서 ‘해외 계정이라 어렵다. 영어로 영장을 받아도 소용 없다’고 말했다”며 “사건을 종결시키겠다는 말을 한 적도 없고, 안내 메일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아예 접수조차 안 하고 종결했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6-09-01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