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파업 첫날 혼란은 없었다… “성탄 연휴가 문제”

조종사 파업 첫날 혼란은 없었다… “성탄 연휴가 문제”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12-22 23:28
수정 2016-12-2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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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국내외선 18편 결항…평일·낮은 결항률 탓 대란 없어

노조 “임금 현실화” 파업 출정식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앞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앞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환불하고 에어부산 비행기로 내려가려고 합니다. 바쁘니까 그만 말 시키세요.”

22일 오후 김포공항 대한항공 수속 카운터의 결항 전담 데스크. 결항 소식을 미리 알지 못한 50대 남성이 다급하게 환불 요청을 했다. 부산행 항공권을 끊은 그는 약속한 시간에 내려가지 못할까 봐 발을 동동 굴렀다. 얼굴이 벌게진 그는 “시간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빠른 걸음으로 캐리어를 끌고 에어부산 수속 창구로 이동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이날 파업을 강행하면서 국제선 4편, 국내선 14편 등 총 18편이 결항됐다. 결항 편수가 많지 않아 11년 전과 같은 ‘항공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2005년 12월 당시 파업 때는 결항률이 61.5%에 달해 소비자 불편이 극심했다. 다만 국내선 중 제주 노선을 제외한 내륙 노선은 결항률이 24%로 상대적으로 높아 해당 노선을 예매한 승객은 일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 중 일부는 환불을, 나머지는 탑승 시간대를 바꾸거나 저비용항공사(LCC) 편을 이용했다. 이형우 대한항공 부장은 “다행히 우려했던 혼란은 없었다”면서 “전담 데스크를 찾은 승객도 10명이 채 안 됐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사전에 문자메시지 또는 이메일을 통해 결항 소식을 알리고 있지만 미처 확인하지 못한 승객을 위해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전담 데스크를 각각 3곳, 2곳 운영하기로 했다.

파업 첫날이 평일인 점도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한몫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평일 국내선은 사전 예매 비중(약 30%)보다 직접 와서 항공권을 구입하는 ‘고쇼’(Go-show) 비중(약 70%)이 월등히 높다.

그러나 파업이 오는 31일까지 지속돼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이번 주말 성탄절을 앞두고 있고 연말 휴가 등으로 국내외 여행객이 늘게 되면 파업에 따른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조종사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사측에 임금 현실화 및 비행 안전을 위한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12-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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