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영어수업 금지 논란 가열…“비현실적 발상”

유치원·어린이집 영어수업 금지 논란 가열…“비현실적 발상”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09 15:21
수정 2018-01-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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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 “아이들 수업시간 손꼽아 기다려…금지하면 사교육 팽창”

“탁상공론”, “영유아 영어학원만 배를 불리는 일”, “100만원짜리 영어학원은 되고 3만원짜리 방과 후 영어수업은 안 되느냐.”

정부가 유치원·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를 추진하자 학부모 반발이 거세다.

청와대 국민청원 코너에 올라온 금지 방침 철회 청원에는 9일 현재 7천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비슷한 청원이 수십 건 더 제기된 상태로 각각이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동의를 받았다.

반발이 거세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교육부에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를 보류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 “영어수업 금지는 비현실적…사교육 팽창 ‘풍선효과’”

학부모들은 우선 ‘풍선효과’를 걱정한다.

평생 영어를 배우지 않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학교 시험이나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 상황에서 유치원·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하면 사교육 시장만 커진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둔 문모(35)씨는 “영어교육보다 우리말 공부를 먼저 해야 하고 초등교육과정과 연계된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은 공교육 영역인 만큼 정부가 영어수업을 금지할 권한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교육이 매우 왕성한 상황에서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는) 비현실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2016년 12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만2세 아동 35.5%와 만5세 아동 83.6%가 유치원·어린이집 이외의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5세 아동의 하루 사교육 참여시간은 어린이집에 다니면 68분, 유치원에 다니면 59분이었다. 또 5세 아동 부모의 54.3%는 자녀의 사교육 수준이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40.1%는 부족하다고 여겼다.

초등학교에 다니기 전부터 하루 1시간씩 학원에 다녀도 ‘지나치지 않다’고 여기는 게 유아 사교육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니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영어수업을 못 하면 영어학원만 북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은 유치원·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가 소득에 따른 영어교육 격차만 불러올 것이라는 점도 우려한다. 3만원짜리 영어수업을 막아 수십만원짜리 영어수업을 부추기는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유치원정보공시를 보면 2016년 기준 전국 사립유치원 학부모 부담금은 평균 21만6천189원이며 이중 방과후과정 비용은 3만3천481원이다.

반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 410곳의 월평균 교습비는 같은 해 4월 기준 52만여원이었다.

또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6년 12월 31일 기준 서울시교육청 학원·교습소 정보를 분석해보니 반일제 이상 유아 대상 영어학원 237곳이었으며 월평균 학원비는 103만 2천원이었다. 가장 비싼 곳은 월 학원비가 216만원에 달했다.

특히 서울지역 유아 대상 영어학원 40%(95곳)가 강남·서초·송파·강동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다 보니 학부모들 사이에선 “유치원·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하면 돈 많은 사람만 자녀들에게 영어교육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볼멘소리가 나온다.

현재 유치원·어린이집 영어교육이 ‘놀이방식’으로 잘 이뤄지고 있는데 정부가 괜히 나선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한 학부모는 “4살 딸아이가 제일 좋아하고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어린이집 영어시간”이라면서 “어린이집에서 영어시간은 학습시간이 아닌 노래와 율동시간”이라고 전했다.

6세 유치원생을 자녀로 둔 김모(37)씨는 “단어를 암기하는 등 집중교육이 아니고 놀이를 통해 제2외국어를 자연스레 접하는 방식으로 영어수업이 이뤄진다”면서 “”이런 것까지 국가가 나서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초등학교 1∼2학년 영어수업이 이미 금지된 만큼 그 취지에 맞춰 유치원·어린이집 영어수업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부모와 교육단체도 적지 않다.

◇ 영유아 영어교육 효과는 ‘글쎄’…찬반 갈려

영유아 대상 영어교육이 실제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특히 영유아기에 강제로 영어교육을 받으면 한국어 습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외국어에 대한 혐오감까지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02년 교육부(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동덕여대 우남희 교수에게 맡겨 진행한 연구에서는 어릴수록 영어를 빨리 배운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팀은 영어교육을 받은 적 없는 만4세 10명과 만7세 13명에게 주2회 8차례 실험교육을 한 뒤 시험해보니 만4세 아동은 92점 만점에 평균 29.9점, 7세 아동은 60.6점을 얻어 7세아 성적이 월등히 높았다.

연구팀은 사전 영어지식과 지능 등을 고려해 성적을 분석해 두 그룹 사이에 학습효과 차이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오히려 조기영어교육을 받은 아동이 한국어를 말할 때 정확성이 떨어지고 외래어 사용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조기교육을 지지하는 쪽은 대체로 대뇌가 성숙하는 사춘기 이전이 언어발달에 결정적 시기라는 ‘결정시기(Critical Period) 가설’에 근거해 영어교육은 일찍 할수록 좋다는 주장을 펼친다. 다만 이에 반대되는 연구결과도 많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을 영어 조기교육 대열에 뛰어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불안감이다. ‘남들이 다 시키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사걱세가 2014년 서울·경기지역 유치원 원장·교사 38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85.2%가 학부모 요구에 맞춰 영어교육을 한다고 밝혔고, ‘원장의 교육방침’이나 ‘교사의 인식’에 따라 실시한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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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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