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비극… 화재에 두 아이 지키려던 30대 아빠 하늘로

성탄절 비극… 화재에 두 아이 지키려던 30대 아빠 하늘로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입력 2023-12-25 13:38
수정 2023-12-2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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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 아파트서 화재
3층에서 난 불 순식간에 17층까지 번져
주민 200여명 긴급대피…사망 2명·부상 2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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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불이 완전히 꺼진 뒤 아파트 외벽에 화재의 흔적이 남아 있다. 김예슬 기자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불이 완전히 꺼진 뒤 아파트 외벽에 화재의 흔적이 남아 있다.
김예슬 기자
연휴 마지막 날이자 성탄절인 25일 서울 도봉구에서 불이 나 30대 남성 2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남성 중 화재가 시작된 3층 바로 위층에 살던 A씨는 아내와 함께 돌도 되지 않은 갓난아이와 2살짜리 아이를 구하려다 사고를 당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숨진 A씨는 화재가 발생하자 피어오르는 불길과 연기를 피해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4층 베란다에서 뛰어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두 아이는 목숨을 건졌으나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추락 당시 뇌진탕 등으로 목숨을 잃었고, 아내도 크게 다쳐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쯤 이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5시 2분 도착해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차량 57대, 인력 222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주민 200여명을 대피시켰다. 큰 불길은 오전 6시 36분쯤 잡혔고,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오전 8시 40분 완전히 불길이 잡혔다.

A씨를 포함해 계단에서 발견된 30대 남성 B씨와 70대 여성 C씨 등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고, C씨만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인해 2명이 사망했고, 29명이 다쳤다. 아파트 주민 홍모(78)씨는 “바로 옆 동에 사는데도 이런 큰일이 난 줄 모르고 있었다”며 “성탄절에 이게 무슨 비극이냐”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아파트 3층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불이 난 집에서는 부부로 추정되는 70대 남녀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평소 이웃과는 왕래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26일 합동 현장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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