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 임금체불 98%가 벌금형

악덕 임금체불 98%가 벌금형

입력 2014-02-11 00:00
수정 2014-02-11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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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명단공개 사업주 498명 단 8명만이 집유 포함 징역형 솜방망이 처벌에 피해자 고통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명단 공개 대상이 된 악덕, 상습 체불 사업주 498명 가운데 8명(1.6%)이 집행유예형을 포함한 징역형을 선고받고, 나머지 490명(98.4%)은 벌금형 처벌을 받는 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명단 공개 사업주 3명 중 1명은 자신이 체불한 임금 총액의 6분의1에도 못 미치는 미미한 금액만 벌금으로 선고받았다.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악덕, 상습 체불 사업주가 오히려 늘게 생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용부는 10일 2010~2012년 악덕 체불로 인해 명단 공개 통지를 받은 사업주 가운데 확정 판결을 받은 전원의 형량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고용부는 명단 공개 대상 사업주뿐 아니라 신용 제재를 받은 사업주 787명, 구속수사를 받은 사업주 52명 가운데 형이 확정된 피고인 34명에 대한 확정 형량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들 모두에게 징역형은 극히 드물게 선고됐고, 벌금형 역시 체불 금액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고용부는 덧붙였다. 임금 체불 혐의로 기소된 사업주에 대한 법원 형량 분석이 이뤄지기는 처음이다.

지난해 말 체불임금으로 인한 두 번째 명단 공개 대상자 56명을 분석했을 때 사업주당 평균 체불액은 6818만원이고, 1억원 이상 체불한 사업주는 12명이었다. 체불액을 범죄 액수로 보고 다른 범죄 형량과 비교해 보면 법원이 체불 사업주에게 유독 관대한 것이 확인됐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범죄 금액이 1억원 미만일 때 사기죄는 징역 6개월~1년 6개월, 횡령 및 배임죄는 징역 4개월~1년 4개월이 기본 형량으로 매겨졌다. 범죄 금액이 1억~5억원일 때 사기죄 기본 형량은 징역 1~4년, 횡령 및 배임죄 형량은 징역 1~3년으로 늘어난다.

체불 사업주가 명단 공개 대상이 되려면 명단 공개 이전 3년 동안 체불임금으로 인해 2차례 이상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하고, 최근 1년 동안 3000만원 이상 임금을 체불해야 한다. 사업주가 이 정도 금액을 체불하면 임금 체불 피해자수가 10여명이 넘기 일쑤이고, 피해자들의 가계는 생활비 부족으로 고통받다가 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4-02-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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