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 거부자 첫 무죄판결…法 “대체복무제 도입해야”

양심적 병역 거부자 첫 무죄판결…法 “대체복무제 도입해야”

이승은 기자
입력 2016-10-18 10:53
수정 2016-10-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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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항소심에서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김영식)는 18일 병역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 등 2명에 대해서도 징역 1년 6개월의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장 과정 등을 볼 때 종교적 신념과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교·개인 양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고 형사처벌로 이를 제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제사회도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고 우리 사회도 대체복무제 필요성을 인정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600명 정도로 추산되는 병역 거부자를 현역에서 제외한다고 병역 손실이 발생하고 기피자를 양산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병역을 기피하거나 특혜를 요구하는게 아닌 종교적 양심에 의한 의무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가는 소수자의 권리 주장에 인내만을 요구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선진국의 사례를 비춰볼 때 현실적 대책(대체복무제)이 있는데 이를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대체복무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여 “2000년대 이후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대부분 획일적으로 실형(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지는 않고 있다”며 “이는 ‘타협 판결’이다. 떳떳하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는 헌법이 규정한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여기서 ‘양심’이란 세계관, 인생관, 주의, 신조 등을 뜻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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