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파문 인한 불신 증명
팬은 능동적이다.승부조작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던 지난 주말 프로축구 K리그 12라운드는 이를 여실히 증명했다. 이전 라운드 8개 경기장 10만 967명이던 관중은 12라운드 8만 1820명으로 2만명 가까이 급감했다.원인은 대전이었다.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기 직전인 지난 2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포항전을 찾았던 관중은 3만 1423명이었다.
대전이 올 시즌 ‘실리축구’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면서 원조 시민구단의 기세를 떨친 결과였다. 당시 대전은 리그 선두를 노리는 포항과 당당하게 맞붙어 득점 없이 비겼다. 하지만 승부조작에 8명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진 뒤인 29일 대전-전북전이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만 314명이었다. 불과 일주일 만에 관중의 3분의2가 사라졌다. 또 전체 관중수 감소폭과 거의 일치했다. 이는 승부조작 파문이 올해 350만명을 축구장으로 불러 모으겠다는 K리그 제1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전은 이날 역시 리그 선두를 노리는 전북을 상대로 속죄하는 심정으로 치열하게 뛰었지만 2-3 역전패를 당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05-3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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