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육상대표 후원하는 나이키사 유니폼 착용 거부

미국 남자 육상 중거리 1인자 닉 시몬즈(32)가 미국육상 트랙·필드 대표팀 후원사가 제공하는 유니폼을 착용을 거부했다. 그리고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시몬즈가 유니폼 문제로 중국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나서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800m 은메달리스트인 시몬즈는 전미육상선수권대회 800m에서 우승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미국 육상·트랙 대표팀이 내민 ‘국가대표 활동 동의서’에 사인하지 않았고, 결국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문서에는 ‘트랙·필드 대표선수들은 8월 22∼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에 경기, 시상식, 기자회견 등 행사에는 나이키사가 제공한 옷을 입는다’라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스파이크 등 경기 장비는 다른 브랜드 제품을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이키사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브룩스러닝사와 스폰서십을 체결한 시몬즈는 동의서에 사인하지 않았다.

미국육상 트랙·필드 대표팀 관계자가 “동의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시몬즈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국육상경기연맹이 특정 브랜드와 스폰서십을 유지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선수들의 자유는 침해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시몬즈는 “예전에 한 국제대회에 참가했을 때 호텔 로비에서 브룩스러닝사 옷을 입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대표팀 관계자가 ‘나이키사 옷을 입으라’고 강요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유니폼을 둘러싼 시몬즈와 미국육상 트랙·필드 대표팀의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자 많은 선수들이 SNS에 찬반 의견을 올려 논란이 더 커졌다.

미국육상 트랙·필드 대표팀 대변인 질 기어는 “대표팀의 공정성, 미국 육상의 이익, 대표 선수의 의무를 모두 고려한 결정”이라며 “(대표팀 행사에는 후원사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